스토리#1

강직성 척추염, 초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면

척추 강직 드물고 일상생활에 지장 없어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느껴지겠죠. 아직 꿈을 펼쳐 보지도 못한 나이니까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남성 환자가 특히 많거든요. 세상이 끝장난 듯 절망도 하지만 무엇보다 굉장히 무서워해요. 일단 듣기에도 병명 자체가 무시무시하잖아요.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는 온몸이 다 굳어서 죽는다고 오해하기도 해요. 사회생활과 결혼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과 불안이 많죠. 같이 오신 부모님들도 마찬가지예요.”

차분한 목소리와 달리 내용은 심각했습니다. 그럴 만도 하죠. 전 잠깐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철렁했는데 당사자들은 오죽할까요. 

“ 강직성 척추염은 주로 척추, 어깨, 고관절 같은 중심 관절을 침범합니다. 관절 주위의 인대 조직이 망가져서 석회화가 되면서 뼈처럼 되는 병이에요.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를 싸고 있는 인대가 뼈처럼 석회화가 되니까 움직이지 못하게 되죠. 대나무처럼 마디가 붙어서 굳어요. 엉덩이에서 시작해서 허리와 등을 거쳐 목까지 올라갑니다.”

척추가 강직되면 운동 제한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고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집니다. 사고와 합병증의 위험성도 크고요. 다행히 척추 전체에 강직 증상이 오는 경우는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미 망가진 관절과 강직된 척추는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초기에 발견해서 적극적인 약물 치료와 운동으로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약이 아주 잘 듣는 편입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멀쩡합니다. 격투기 선수나 특전사 군인도 있어요. 처음에 제대로 치료를 시작해서 10~15년 정도만 진행을 억제하고 관절의 영구적 손상을 방지하면 그 이후에는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질환입니다. 면역세포의 공격은 서서히 약해지기 마련이라서 자가면역 질환은 항상 초기 10~20년의 치료가 중요해요. 증상이 하나도 없는 상태인 관해도 가능합니다.” 

이상훈 교수는 고혈압과 당뇨병 역시 완치 개념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강직성 척추염 역시 꾸준하게 잘 관리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죠. 오히려 합병증이 더 적고 완전 관해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