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류마티스내과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릅니다. 본인이 강직성 척추염 환자였다는 이유 말고 다른 동기도 있었습니다. 듣는 사람에게는 울림이 더욱 컸습니다.
“ 대부분의 내과 질환은 의사가 아무리 열심히 치료를 해도 정작 환자 본인은 치료가 되고 있는지 느끼는 게 별로 없습니다. 만성질환은 더욱 그렇죠. 별 감흥이 없어요. 그런데 류마티스내과 질환은 당장 통증이 가라앉고 불가능했던 일상
생활도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주치의에게 너무 감사해 하고,의사와 환자의 관계 형성도 질적으로 달랐어요.”
공치사 듣는 게 좋아서는 아닐 겁니다. 극적으로 호전 되거나 아무 문제 없이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환자를 볼 때, 자기 일처럼 기쁘고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요.
“ 사회생활과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불안해하던 환자가 나중에 단란한 가정을 꾸려서 아이를 데리고 인사하러 올 때, 내가 의사라는 직업을 잘 선택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뿌듯해요.”
류마티스 질환은 절대 사양하겠지만, 이상훈 교수 같은 의사가 있다는 사실은 왠지 든든합니다. 이런‘공감과 희망의 명의’가 주치의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달콤하고 행복한 상상을 하니까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절로 가벼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