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2

같은 병을 이겨낸 의사가 진료

동병상련으로 교감과 신뢰 형성, 예후도 좋아

이상훈 교수는 겸손하게 신약 덕분이라고 했지만, 혼자만 약물 처방을 하는 것도 아닌데 환자들이 몰리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이 교수를 찾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 수가 1년에 1,500명을 넘습니다. 거기엔 분명 다른 까닭이 있을 듯했습니다.

“ 사실 저도 똑같은 경험을 했거든요. 고3때 강직성 척추염이 발병했어요. 당시에는 정확한 병명을 아는 데만 5년이 걸렸고, 정작 진단을 받아도 암울한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서 치료를 받았고 전공까지 류마티스내과로 선택했습니다. 강직성 척추염을 앓는 의사가 진료를 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환자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10년 조금 넘으니까 환자들이 제법 많이 모였어요. 지금도 많이들 입소문이나 추천을 통해서 찾아오세요. 제가 무슨 연구업적이 큰 것도 아니고, 수술하는 과도 아니기 때문에 다른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이상훈 교수는 대단한 일이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듣는 쪽에서는 충분히 짐작이 갔습니다. 장기간 꾸준하게 약물 치료를 해야 하는 만성질환은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특히 중요하거든요. 환자의 변화, 약효와 부작용을 세심하게 체크하려면 신뢰에 기반을 둔 밀접한 동반자여야 합니다. 

“ 저 역시 겪어봤기 때문에 환자의 처지와 심경을 잘 이해할 수 있어요. 환자의 말씀에 공감하면서 되도록 길게 듣고자 노력하죠. 반대로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해
 주면 도움이 될까도 환자 입장에서 다시 고민해요. 똑같은 치료를 해도 공감과 신뢰가 형성되면 예후가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상훈 교수가 강직성 척추염 환자를 위한 강좌와 운동 동영상을 제작해서 유튜브에 공유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이렇게 볼 때 이 교수는 환자들이 원하는 바로 그 의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연 명의라고 할 수 있죠. 환자의 아픔을 잘 공감하고 이해하며, 평생 동반자로서 환자와 함께하고, 병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관심이 크고 잘 알며, 병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걸 몸소 입증한 의사. 환자로서 더 바랄 것이 있을까요?